[인사이트코리아 = 김재훈 기자] 장례식장에서도 ESG 바람이 불고 있다. 다회용기를 도입해 일회용품 사용에 따른 각종 환경적 부담을 최소화하는 분위기다. 장례식장 ESG 선도 기업은 교원라이프다. 업계는 다회용기 사용 사례가 늘어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확실한 유인책 또는 지원책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25일 환경부에 따르면 장례식장은 국내에서 유통되는 일회용품의 20%가 사용되는 곳이다. 전국 장례식장에서 1년 동안 배출되는 일회용품 쓰레기는 3억7000만개로 2300톤 규모다.
다량의 일회용품이 나오면서 환경 문제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전국 주요 장례식장은 다회용기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상급종합병원 중에서는 삼성서울병원이 지난해 7월 가장 먼저 시행했고 지방자치단체 장례식장에서도 다회용기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상조업계에서는 교원라이프가 가장 먼저 뛰어들었다. 교원라이프는 지난해 1월 ‘교원예움 강원장례식장’과 ‘교원예움 김해장례식장’에 이어 10월 ‘교원예움 포항국화원장례식장’에 다회용기를 도입했다. 교원라이프가 운영하는 장례식장 7곳 중 3곳이 다회용기를 도입한 상태다. 교원라이프는 추후 4곳의 장례식장에도 다회용기를 도입할 계획이다.
다회용기 도입으로 일회용품 폐기물은 눈에 띄게 줄었다. 교원라이프는 다회용기 도입으로 강원장례식장 53만개, 김해장례식장 28만개, 포항국화원장례식장 30만개 등 연간 111만개의 일회용품 폐기물을 줄였다고 했다.
다회용기는 국그릇·밥그릇·접시·수저·젓가락·종이컵 등 식기류다. 사용한 다회용기는 전문 업체를 통해 세척·살균·건조 과정을 거쳐 재사용 된다.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고객에게는 추가 혜택을 제공한다. 교원라이프는 상조 상품 가입자가 다회용품 사용 장례식장을 이용할 경우 상품에 포함된 일회용품 비용 만큼 다른 상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조치하고 있다. 예를 들면 장례 도우미 한 명을 더 고용할 수 있게 하거나, 상주 옷을 추가로 대여할 수 있게 하는 식이다.
교원라이프 관계자는 “장례식장은 일회용품 사용 규제 대상은 아니지만 업계 리딩 기업으로서 모범을 보이고자 다회용기를 도입하게 됐다”며 “회사의 다회용기 도입이 친환경 장례문화 정착·확산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자체·정부 지원 이어져야
교원라이프가 다회용기를 도입할 수 있었던 것은 김해·춘천·포항시 지원책 덕분이었다. 김해시는 2022년부터 다회용기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다회용기 세척 시설을 직접 짓는 한편 장례식장 내 다회용기 수납장도 설치했다.
춘천시는 2023년 사업비 2억9000만원을 들여 다회용기를 만들고 장례식장 운영비품으로 지원했다. 포항시는 지역 장례식장과 협력해 다회용기 사용 캠페인을 추진했다.
상조업체는 장례식장에서 다회용기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다회용품은 일회용품 대비 운영자금이 많이 들어가는데 정부·지자체 지원이 없으면 다회용기 비용이 상조 서비스 이용자에게 돌아가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환경업계 관계자는 “다회용기는 수거·세척·보관 등 여러 과정을 거쳐 재사용하는 만큼 많은 비용이 든다”며 “비용 부담을 기업에 전가시키면 다회용기를 도입하려는 시도는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회용품을 정부가 지원해준다거나 현재 시행하는 업체에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유도해야 다회용품을 더 많이 도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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